여름철 다육식물 물주기
1. 여름철에는 해 진후 물주는 게 좋습니다.....
원칙적으로는 다육식물 역시 다른 관 엽들과 마찬가지로, 봄, 가을 이라면 오전 일찍 물주는 게 좋고, 겨울철이라면 오전 느지막할 때 물주는 게 좋습니다. 야간에 물을 주면 물 마름이 나빠 식물체와 흙이 습해져 곰팡이 병 등이 생기기 쉽고, 특히 겨울철 야간에는 온도가 많이 내려가기 때문에 냉해와 과 습(온도가 많이 낮아지면 뿌리활동이 정지되는데 이 때문에 과 습이 될 수 있습니다.)이 초래되기 쉬우니까요....
하지만 여름철에는 상황이 다릅니다.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게 되면, 작은 화분 흙 속의 온도는 이보다 더 높아져 찜통 상태가 됩니다. 특히나 다육 식물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햇볕 이 잘 비치는 곳에서 키우기 때문에 더더욱 흙속의 온도가 올라가지요. 이렇게 높은 온도에서는 뿌리가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물을 주면 뿌리활동이 정지된 상태에 과 습과 고온조건이 더해져 뿌리가 쉽게 썩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더운 여름철 다육 물주기는 해 진후에 하시는 게 좋습니다.
2. 장마철, 물을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다육 물주기 시기 가늠은 원칙적으로 잎에 윤기가 사라지거나, 잎에 미세한 주름이 잡히거나, 잎을 앞뒤로 살짝 휘어보아 말랑 히 휘어지면, 화분흙을 손가락으로 한마디 정도 파봐서 겉흙은 물론 속흙까지 바짝 말라있는지 확인 한 후 물을 주는 것이 보통입니다. 물준 후 하루 이틀 후에 잎을 만져보아 잎이 빳빳해져 있다면 뿌리가 건강해서 물 흡수를 제대로 했다는 뜻이 되지요... 일단 장마 기간 중에도 이러한 기본 원칙은 변함이 없습니다.
종종, 장마 기간 중에는 공기 중 습도가 높아 다육식물들이 공기 중의 습기를 흡수하기 때문에 물을 안주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른 식물들이 그렇듯이 다육식물 역시 물 흡수는 기본적으로 잎이 아니라 뿌리를 통해서 합니다. 다만, 장마 기간 중에는 높은 습도 때문에 증산작용을 통해 식물이 배출하는 수증기량이 적어 수분소모가 적어지고, 물준 후 흙 마름도 느려지기 때문에, 물 줄때 과 습의 문제에 좀 더 주의를 해야 한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아시다시피 일반 관 엽 식물들의 경우엔 장마기간이 최적의 성장 조건이 됩니다. 다육식물의 경우에도 어떤 의미에선 장마 기간 중의 환경이 성장에 좋은 조건일수 있습니다. 온도도 높고, 한여름의 너무 강한 햇볕도 일부 차단되기 때문이지요. 다만 대기 중 습도가 높기 때문에 물준 후 화분흙 마르는 속도가 느리다는 점에서, 자칫하면 초래 될 수 있는 과 습의 문제를 어떻게 피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는 것이지요.
때문에 장마철에는 물주기 전에 필히 주간 일기예보를 확인해서,
물준 후 하루나 이틀 동안은 비가 안 올 것으로 예상될 때 물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철 햇볕은 충분히 강해서, 하루나 이틀 정도 해가 나면 흙이 어느 정도 마릅니다.
이와 관련해서 만약 분갈이 할 다육 화분이 있다면 장마철 이전인 지금쯤 유약 안 바른 토분에 분갈이 해주시는 것도 아주 좋습니다.
유약 안 바른 토분은 일반 백자분이나 사기분에 비해 물 마름 속도가 2,3배 빠르기 때문에,
비교적 과 습 걱정을 덜 하면서 물을 줄 수 있습니다.
만약 백자분이나 사기분에 심어진 다육의 경우라면 특히나 장마철 물주기에 좀 더 조심하셔야 하는데요. 이런 화분에 심어진 다육이라면 장마철 물을 줄때 흠뻑 물주는 것이 아니라, 화분흙이 적당히 젖을 정도로 물주는 양을 줄여주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보통의 경우라면 다육의 경우에도 물구멍으로 물이 줄줄 흐르도록 흠뻑 물주는 것이 원칙입니다만...)
3. 장마철(여름철)에 완전 단수를 해야 하는 다육식물이 일부 있습니다...
이른바 강한 동형 다육에 속하는 리톱스, 코노피텀, 오십령옥 같은 메셈류 다육 종류들이 그러합니다.
다육식물의 생장기간과 관련하여, 여름에 휴면하고 나머지 기간에 성장하는 다육(동형 다육)과, 겨울에 휴면하고 나머지 기간에 성장하는 다육(하 형 다육)으로 크게 분류 할 수 있는데요. 사실 이 분류는 우리나라의 환경에선 기계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좀 있습니다.
4. 다육식물에 장마 비를 맞혀도 되는지....
원칙적으로, 다육들의 경우 봄가을의 비는 그대로 맞아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시기에는 비가 그리 오랜 시간 내리지 않고, 해가 나오게 되면 노지환경의 경우에는 흙이 금방 마르기 때문이지요. 오히려 그냥 수돗물 받아서 물주는 경우보다 비를 맞추는 것이 다육 성장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비속에 녹아있는 미량 원소 등의 양분 성분이 식물에 도움을 주고, 비에 잎이 씻기면서 먼지와 벌레 알 등을 제거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마기간처럼 하루 종일 비가 오거나 며칠씩 비가 내리는 경우라면, 이 비를 고스란히 맞히는 것은 당연히 좋지 않습니다. 비갠 후에도 계속 습도가 높은 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에 잎에 곰팡이 병이 생기기도 합니다. 장마 기간 중 에는 어느 정도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 미리 비를 피 할 수 있는 장소에 옮겨 두는 게 좋습니다.
이와 관련된 문제로...
다육식물에 스프레이를 해도 되는지, 물 줄때 샤워를 시켜줘도 되는지, 비를 맞춰도 되는지 등에 관한 내용은
5. 장마철은 실내에서 밖으로 나 갈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물주기와는 직접 관련 있는 사항은 아니지만, 아직 밖으로 나가지 않고 실내에 두고 있는 다육이 있다면 장마철 기간이 식물을 바깥으로 내 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실내에 있다가 갑자기 노지 강 광에 오래 노출이 되면, 해 좋아하는 다육식물의 경우에도 잎에 화상을 입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장마 기간 중에는 흐린 날씨가 많아 다육식물이 햇볕에 적응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지요..
6. 다육 식물들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는 장마철이 아니라 바로 그 직후입니다...
대략 7월 하순경에는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됩니다만...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바로 이시기(7월말~8월초)가 일 년 중 다육식물들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라는 생각입니다. 이시기의 살인적인 더위, 특히나 열대야가 문제가 되는데요. 보통 장마가 끝나고 해가 쨍하고 나오게 되면 장마 기간 동안 과 습 이 두려워 그동안 물을 줄였던 다육들에게 물도 흠뻑 주고 햇볕도 맘껏 비춰주게 됩니다. 하지만 이시기에는 야간에조차도 열대야로 인해 뿌리의 활동이 원활하지 않아 과 습의 위험성이 더더욱 큽니다.. 자칫하면 습도가 높은 장마철을 무사히 넘긴 다육이 들을 이 시기에 부주의로 보내게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특히나 낮 시간에는 땡볕과 고온으로 인해 화분속이 찜통 상태가 되면서 뿌리가 상해버려 순식간에 다육식물이 녹아버리는 경우도 종종 생깁니다. 다육 식물들의 경우 뿌리에 문제가 생기면 하루아침에 식물체가 주저앉아 버리는 경우가 생기곤 하는데요. 이것은 뿌리가 상하면서 체내의 수분이 급격하게 흙속으로 빠져나가게 되어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런 경우 회생은 거의 불가능하지요..
이시기에는... 잎꽂이로 나온 작은 아가들이나 흙의 물 마름이 나쁜 백자 분 사기분 등에 심어진 다육들의 경우에는, 물 준 후 물이 어느 정도 마를 때까지는 잠시 직 광이 안 비치는 반양지등에 두었다가 물기가 좀 마르면 원위치 시켜 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물 준 후 하루 이틀 지나도 잎이 빳빳해지지 않고 잎이 여전히 쳐져 있거나 말랑하다면, 더위로 뿌리가 제 기능을 못해 물 흡수를 못하고 있는 상태이니 필히 서늘하고 통풍 잘되는 장소로 옮겨 흙이 빨리 마를 수 있게 해주셔야 합니다.